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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 영이, 바둑이... 추억의 국어책’

근현대 교과서 특별전 ‘학교종이 땡땡땡’대구근대역사관에서 열려


(경기뉴스통신) 철수와 영이, 그리고 바둑이... 60여년 전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 속에 나오는 주인공들이다. 이 ‘철수와 영이’를 만나볼 수 있는 ‘학교종이 땡땡땡 : 근현대 교과서 특별전’이 4월 26일부터 7월 30일까지 대구근대역사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회에는 우리나라에 교과서가 처음 소개된 개화기부터 일제강점기, 미군정기 및 교수요목기를 거쳐 1-3차 교육과정기까지의 교과서와 함께 대구지역 학교자료 등이 대거 선보인다. 옛 교과서는 개화기 때 발행된 ‘대한지지(大韓地誌)’ 등 165점이 전시된다. 대구지역 학교사 자료 및 학교생활 자료 64점도 함께 전시된다.

특히 ‘대한지지’는 개화기의 초등지리교과서로 2권2책, 국한문혼용체이며, 현채(玄采)가 역집(譯輯)하여 1899년에 초판 발행되고 1906년에 재판이 발행됐다. 전시된 대구근대역사관 소장본은 1899년 초판본이다.

이 책은 서양의 지리적 개념이 수용되어 있고, 최신의 대한전도(大韓全圖)를 첨부한 근대적 한국지리지의 효시라 할 수 있는 교과서다. 이 대한전도는 현대적인 경·위도선이 들어 있는 최초의 대한전도라고 추정된다.

1945년 11월 조선어학회에서 편찬해 군정청 학무국에서 발행한 한글 입문교본인 '한글 첫 걸음'도 눈에 띈다. 이 책은 조선어학회가 편찬하고 군정청 학무국에서 발행한 한글입문 교본이다.

일제강점기 말살되었던 국어교육을 급속히 회복하기 위하여 초등학교의 ‘초등국어교본’과 중학교의 ‘중등국어독본’이 편찬됐으나, 상급 학년일지라도 모두 한글을 배우지 못하여 읽을 수 없었다. 이에 당시 국민학교 1·2학년은 ‘초등국어교본’으로 한글을 가르치고, 3학년 이상과 중학교에서는 교과서에 들어가기에 앞서 이 책으로 먼저 한글을 깨우치게 했다. 이와 함께 1948년부터 1978년까지 국어, 사회생활, 바른생활, 자연, 미술 교과서들이 연도별로 전시돼 눈길을 끌고 있다.

대구지역 학교 졸업장, 졸업앨범, 통지표는 물론 추억이 서려 있는 책가방과 교련복, 크레파스, 물통 등은 물론 학교에서 실제로 사용됐던 쇠로 만든 ‘학교종’이 실물로 전시된다. 학교사 자료 유물 중 일명 ‘뺑뺑이돌리기’라 불린 무시험추첨기도 함께 전시된다. 무시험추첨기는 1971년부터 전국적으로 중학교 무시험 진학이 시행되면서, 무시험추첨제에 사용됐다.

지금과는 달리 불과 30여년 전만 해도 당시 학생들은 손때 묻은 교과서를 물려받아 사용했다. 물려받은 책과 참고서, 몽당연필, 구겨진 양은도시락과 보자기 책보 등은 지금은 아련한 기억 저편에 있는 추억으로 남아 있다.

전시실 한복판에 마련된 ‘옛 교실’은 낡은 나무 책걸상, 난로, 추억의 양은도시락 등 당시 교실의 모습을 재현해 관람객들이 학창시절을 회상하며 실제 책걸상에 앉아 볼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옛 교과서의 주인공과 기념 촬영을 할 수 있는 ‘포토존’도 전시실 입구와 내부에 마련됐다.

흔히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 한다. 교육을 통한 인재양성이 국가와 사회발전의 근본이자 초석이니 먼 미래를 바라보고 내다보며 큰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뜻이다. 교육을 수행하기 위한 지식 매개 수단으로 사용되어 온 교과서는 교육목표를 구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침으로서 시대나 나라의 교육관에 따라 내용이 달라진다. 그래서 교과서의 변천사는 교육의 역사인 동시에 그 나라 국민정신의 형성사와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대구문화예술회관 최현묵 관장은 “이번 특별전은 근대 교과서가 탄생한 개화기부터 1970년대까지의 교과서를 통해 우리 교육의 역사와 교과서의 변천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어른들은 옛 학창시절의 추억과 향수에 젖을 수 있고, 학생들은 어려운 시절을 보낸 부모님 세대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근대역사관(중구 경상감영길67)은 평일 오전9시부터 오후 7시, 주말 및 공휴일은 오전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관람료는 무료.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자세한 정보는 대구근대역사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