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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1회 대회 KPGA 프로이자 현직 캐디 '김리안' 생애 첫 승 장식


(경기뉴스통신) 2016년 KPGA 프론티어투어(총상금 4천만 원, 우승상금 8백만 원) 첫 번째 대회에서 KPGA 프로(준회원) 김리안(22)이 우승을 차지했다고 KPGA가 전했다.

지난 29일과 30일 양일간 전북 군산시에 위치한 군산CC 부안, 남원코스(파72, 7,253야드)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첫 날 김리안은 16번홀(파5)과 17번홀(파3), 18번홀(파4) 세 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는 뚝심을 선보인 끝에 보기는 1개로 막고 6개의 버디를 잡아내 5언더파 67타로 2위 그룹에 3차 앞선 단독 선두로 1라운드를 마쳤다.

짙은 안개로 인해 1시간 30분 가량 지연돼 시작된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김리안은 3개의 보기를 범했지만 버디 4개를 솎아내며 1타를 더 줄여 최종합계 6언더파 138타로 생애 첫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김리안은 경기 후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너무 기쁘다.” 라며 감격에 젖었다.

184cm의 신장에 90kg의 건장한 체구를 자랑하는 그는 사실 어릴 적 몸이 굉장히 약했다. 걸핏하면 쓰러졌다. 그래서 그의 부모님은 김창수에서 김리안으로 그의 이름을 바꿨다.

아버지의 성인 ‘김’ 과 어머니의 성인 ‘오얏 리’ 그리고 ‘늦을 안’ 자를 붙여 만든 이름이다. ‘오얏나무가 늦게 피면 얼마나 늦게 피겠는가.’ 가 뜻이라고 했다. 그 뒤로 신기하게도 그는 아픈 날이 줄어들고 체구는 커져만 갔다.

김리안은 10세 때 아버지 따라 골프연습장에 갔다가 골프를 시작했다. 좀 더 좋은 환경에서 골프를 배우고자 12세 때 필리핀으로 유학을 떠났지만 집안 형편이 어려워져 3년도 못 채우고 짐을 싸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국으로 돌아와 1년간 골프를 접은 그는 16세 때 태영CC(現 블루원 용인CC) 골프 연습생으로 들어가면서 다시 골프채를 집어 들었다. 그러다 18세 때 갑자기 스카이72GC 캐디로 취직을 하게 된다.

그는 “연습생의 월급이 50만원 밖에 되지 않는다. 그 돈으로는 골프 장비를 구입하고 대회에 나가기에 턱없이 부족해서 돈을 좀 더 벌고 모으려는 마음과 몸은 조금 더 힘들어도 시합은 나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스카이72 골프장 캐디로 일을 시작했다.” 고 전했다.

새벽 5시면 출근해 오전과 오후 2번 캐디 업무를 한 뒤 연습장으로 가 연습을 했다. 하지만 실력이 늘지 않았다.

“골프를 포기하려고도 했다. 실력이 안되니 시합 출전은 말도 되지 않는 소리라고 생각했다. KPGA 프로 선발전도 번번히 떨어졌다.” 고 김리안은 말했다.

그렇게 희망의 끈을 놓을 때쯤 그의 아버지가 KPGA 프로 선발전에 다시 나가보라며 대신 접수를 해줬다. 김리안은 이 때 드라마처럼 예선과 본선을 잇달아 통과하며 지난 2014년 KPGA 프로 자격 취득에 성공한다.

그는 “정말 기뻤다. 정말로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 고 당시 기쁨을 표현했다.

15세 때 필리핀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학교에 가지 않아 중학교 중퇴로 처리돼 있었다. 그러나 그의 학력은 지난 해 검정고시 합격으로 중졸이 됐다. 이제는 고입 과정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전남 화순군에 있는 무등산CC에서 여전히 캐디 일을 하고 있는 그는 KPGA 코리안투어 무대에 서는 날을 그리며 꾸준히 KPGA 프론티어투어(3부투어)에 출전하고 있다.

이렇듯 김리안은 학업과 돈과 꿈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좇아 누구보다도 열심히 생활하고 있었다.

그는 “언젠가 허인회 선수가 KPGA 코리안투어 대회 중 인터뷰에서 ‘피해가지 않는다. 질러 치겠다.’ 라고 말한 적이 있다. 시합을 나가면 위축되고 작아지는 나에게 정말 가슴 깊이 박힌 말이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후회 없이 질러보자’ 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첫 대회에서 우승하게 되어 영광스럽다.” 고 말했다.

이어 “이번 우승은 운이 좋았던 것 같다. 부모님께 너무 감사하고 또 사랑한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 또한 끝까지 믿고 응원해주신 최준영 아카데미 소속 코치님과 동료 선수들에게도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나 같은 사람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힘들게 운동하는 모든 선수들 힘내라고 말하고 싶다.” 며 소감을 전했다.

한편, KPGA 프론티어투어는 KPGA 준회원과 해외 PGA 소속 선수, 국내 아마추어 선수가 출전하는 대회로 올 시즌 총 12개 대회가 치러지며 2회 대회는 31일과 오는 4월 1일 양일간 군산CC에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