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연합뉴스) 강릉시는 올해 개최되는 용물달기 행사가 건금마을용물달기보존회를 비롯한 마을 주민들의 참여로 오는 2월 21일(일) 오후 4시부터 시작하며 용천제 및 용물달기행사, 떡메치기 및 한마당 어울놀이, 새쫓기, 달집태우기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고 18일 밝혔다.
강릉시 성산면 금산리에 있는 임경당 우물에서 음력 정월 대보름날 새벽에 행하는 민속놀이로 용물달기는 원래 용수기원제 형식의 정월놀이로 정월 대보름 전날 저녁 짚으로 수신인 용의 모양을 사람 크기로 만들어 마을의 동서남북 네 곳의 우물에 용을 잠시 담갔다가 자정 무렵에 꺼낸 다음 임경당 우물로 옮겨서 제사를 지내는 것으로 용물달기는 “용이 물을 달고 온다”는 뜻으로 우물이 마르지 않기를 바라는 주술적인 의미를 지닌다. 가뭄이 시작되기 전 물줄기가 풍부한 샘에서 물을 길어다가 우물에 부으면 물줄기가 풍부해진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한 마을의 세시 풍습이다.
시작은 마을회관에서 풍물패를 앞세운 가운데 마을을 돌며 지신밟기를 하는데, 이때 짚으로 만든 용을 주민들이 양 옆으로 붙잡고 가는 행렬과 풍물패 뒤를 이어 주민들이 물동이를 하나씩이고 지고 가는 모습이 장관이다.
또한 용이 불을 내뿜는 모습을 형상화한 모습이 인상적이고, 용이 내뿜는 연기는 잡귀와 액을 쫓고 마을을 정화하는 의식의 하나로서 세심하게 만들어 진다. 제례는 임경당 우물 안에 넣어 두었던 짚용을 꺼내 놓고 우물 앞에서 거행하는데, 유교식 축문을 간단히 읽고 신주는 ‘영정용왕지신’이며 축문 내용은 용왕신에게 물이 잘 용출되기를 바라는 뜻으로 제물을 차려 빈다는 것이다.
임경당 뒤, 우물은 꽤 깊이가 된다. 제례가 진행되는 동안 마을 주민과 참관객들은 뒤꼍 담장 안쪽을 에워싸고 건금마을만의 정월대보름 의식을 관람한다. 전통 제례를 경험할 일이 거의 없는 관람객들에게 더 없는 볼거리이다.
제사가 끝나면 사람들이 물 뜰 그릇을 하나씩 들고 용을 새끼줄에 매달아 들고서 “용물달자! 용물달자!” 외치며 동서남북 사방의 샘터로가 용에게 물을 적시고 끌고 오는데, 다른 사람들은 샘터 물을 용 뒤에 조금씩 뿌리다가 임경당 우물까지 와서 물을 붓는다. 물을 뜨러 나설 때는 나무막대기로 물그릇을 두드려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들판을 향해 새 쫓기를 하며 마을의 나쁜 액을 쫓는다. 주민들이 용을 앞세우고 사방 샘터에서 “용아 용아 물달아라”를 외치면 물을 떠다 다시 임경당에 붓는 것으로 가뭄이 시작되기 전 물줄기가 풍부한 샘에서 물을 길어 우물에 부으면 그 또한 물이 풍부해진다는 믿음에 바탕한 세시풍속이다. 이후 마당 앞에서 대나무를 들고 한바탕 흥겹게 춤을 추는데 이 또한 건금마을 용물달기의 독특한 의식으로 마을 공동체의 소속감을 고취시킨다.
용물달기가 행해지는 임경당은 조선 종중 때 강릉의 12향현 중 한 사람인 김열의 고택으로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46호로 지정되어 있다. 용물달기는 강릉김씨 집안에서 행해진 정월 대보름날 행사지만 이곳의 우물을 공동으로 사용하면서 마을 주민들도 동참하여 오늘날까지 지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