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고구마]
칼바람이 골목길을 자기 집인 양 어슬렁거리고
가로수에 나무들은 수줍게
겨울옷으로 갈아입는다
동지섣달 긴긴밤에 어두움이
성난 파도처럼 밀려오면
어머님의 손이 바빠지신다
아궁이에 금불을 지피시면서
고구마를 도자기처럼 조심스럽게 묻으신다
잘 익은 고구마를 산타할아버지처럼
선물을 주시면서 옛날이야기를
말씀하시면 밤하늘에 별도 달도
숨을 죽인다
군고구마는 그 시절과 떡같은데
어머님은 허리가 땅으로 가까워지시고
머릿결은 하얀 백발이되셨네
- 운봉 김한식 -
[김한식 시인 프로필]
아호 : 雲峰
푸른문학 기획이사
푸른문학회 사무국장
국제PEN한국본부 회원
한국 신춘문예문단
희망봉 신인문학상
(시를 즐기는 사람들) 회장
세계 프리스타일 홍보이사
공저 : '푸른시 100선' 시선집
김포 우리들병원 근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