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연합뉴스) 국립현대미술관(관장 바르토메우 마리)은 한국 추상화의 선구자 고 유영국(1916-2002)의 아카이브를 (재)유영국미술문화재단(이사장 윤명로)으로부터 기증받았다. 기증 자료로는 작가가 일본 유학시기 제작한 엽서, 작가가 직접 촬영한 사진작품, 작가의 활동을 보여주는 1930년대 이후의 사진자료, 전시 방명록을 포함한 각종 문헌 자료, 작가 생존 시 영상자료 등 2,300여점의 원본 혹은 디지털 자료가 포함되어 있다.
유영국(1916-2002)은 1916년 경상북도 울진에서 태어나 경성 제2고보를 거쳐 일본의 문화학원에서 수학하였다. 1930-40년대 일본에서도 가장 전위적인 미술유파를 흡수하여 김환기와 함께 일본 근대미술사에도 이름을 올린 인물이다. 1943년 귀국 후 1950년대까지 신사실파, 모던아트협회, 현대작가초대전 등 당대 한국의 최신 미술화단을 주도하였다. 이후 1964년 돌연 그룹 활동의 종식을 선언하고 2002년 타계할 때까지 40여 년간 오로지 개인전을 통한 작품발표에만 전념했다.
한국의 척박한 미술환경 속에서 전업 작가로 일생을 살면서 60세인 1976년에 처음 작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후 미술계 전문가와 애호가 사이에서 높은 명성을 얻었으나 대중적으로 소개되는 기회는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다. 이에 올해 10월, 유영국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이 개최되며 기증 자료도 포함될 예정이다.
(재)유영국미술문화재단은 작가의 작고 이듬해인 2003년 유영국의 뜻을 기리고 미술계의 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지금까지 8집에 걸친 『유영국 저널』을 발간하고 학술단체의 연구 활동을 지원하며, 유영국의 작품을 발굴하는 등의 활동을 해왔다. 10여년에 걸쳐 재단에서 수집.관리해 온 자료 일체를 근현대 미술 연구자와 공유하기 위해 작가의 탄생 100주년에 즈음하여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연구센터에 기증을 결정하게 되었다.
기증된 자료는 디지털변환작업과 분류·정리·기술(記述) 작업을 거친 후, 올해 10월 개최되는 유영국 전시를 통해 일부 공개된다. 이후 미술관의 미술연구센터에서 영구보존·관리되며, 향후 연구자들을 위해 열람 서비스될 예정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2013년 과천관에 미술연구센터를 개소하여 운영 중이며 작품 뿐 아니라 연구가치가 높은 자료들을 본격적으로 수집·보존서비스 하고 있다. 원본 자료의 수집을 기본 원칙으로 하되, 원본 수집에 어려움이 있는 근대미술자료의 경우 연구 가치에 따라 이를 디지털화하여 수집하는 방법도 병행 하고 있다. 이번 유영국 아카이브의 기증을 계기로, 근간 수집된 이쾌대, 진환, 유강렬 등 근대작가의 디지털자료를 집대성하여 “한국 근대미술자료 디지털 컬렉션”을 장기적으로 구축해 갈 예정이다.
자세한 정보는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
http://www.mmca.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